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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2009.08.19 (하마:770)

by 새벽빛 2009. 8. 19.
1. 아빠, 이제 그만 말해.
낮에 화를 내고 엄마를 때렸다는 하마에게 아빠가 말을 걸었다.
  "하마야, 낮에 엄마를 때리고 그랬다는데..."
그러자, 우리 하마가  "아빠, 이제 그만 말해" 한다.
자기가 잘못 했다는 건지, 아니면 듣기 싫다는 건지..
표정을 보면 듣기 싫어서 그런건 아닌 것같았다.
그래서 "하마가 잘못 한거지?"라고 했더니, "응"이라고 대답한다.
가만히 안아주고 타이르면서, 우리 딸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기도해줬다.


2. 그게 아니고..
하마랑 하진이랑 호비 낚시놀이를 하면서 노는 중에,
하마가 낚시대로 하진이 머리를 때리는 것같아서 얘기하려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하마야, 그건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건데, 그걸로 하진이 머리를
  때리면 어떡해?"
하마가 설명한다.  "그게 아니고.. 하진이를 잡으려고 그랬어."
  "엉? 때리는게 아니고 하진이도 물고기처럼 잡으려고 한거야?"
  "응"
  "이런 아빠는 하마가 때리려고 한 줄 알았는데, 잘못 봤구나. 미안해"
자기 이유를 설명하려고 "그게 아니고.."라면서 말을 시작했던 하마.
대화하면서 문득문득 느끼는 건 이제 하마가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하게 해가고 있다는 거였다.
하마야, 혼날게 두려워서 변명하기 보다는 자기 뜻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아빠도 늘 들을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을께.


3. 아빠, 호두과자 또 사왔어?
하진이네 집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하마야, 아빠가 호두과자 사왔어"
"아빠 호두과자 또 사왔어? 하마 먹으라고?" 라면서 묻는 우리 하마.
자기를 위해서 아빠가 호두과자를 사왔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리고 월요일에
호두과자를 사오고, 다시 사온거라는 걸 알았는지 "또"라고 묻는 하마가
귀엽다. 그래 아빠가 돈을 벌 수 있는 한 우리 하마가 좋아하는 호두과자
많이 사다줄께. ^^


4. 하마의 소꿉놀이
찌개 받침대를 하나하나 꺼내더니, 주욱
늘어놓는다. 그러더니 숟가락을 찾길래
줬더니 다시 가서 앉아서 기도를 하고,
밥 먹는 시늉을 한다. 열심히 먹더니
다시 차곡차곡 정리해서 제자리에 넣어놓고
엄마에게로 왔다. 소꿉놀이를 보면
아이의 일상과 성격을 알 수 있을 것같다.하마가 보통 밥을 먹기 전에
기도를 하고 밥을 먹고, 또 자기가 사용한 물건을 정리하는 습관 들이
소꿉놀이에서 보인다. 아이를 관찰하면 할수록 아이의 커가는 과정이
 더 신기하게 보이는 것같다.


덧붙이기..
집에 돌아와서 몇개의 호두과자를 먹어치운 우리 하마. 여전히 호두는
안 먹고 엄마한테 준다. 엄마는 호두과자를 싫어했는데(팥이 싫어서),
하마랑 같이 지내다보니 호두과자가 좋아졌단다.
아이가 부모의 식성을 닮아가지만, 가끔은 부모가 아이의 식성을 닮아가는
경우도 있나보다.
오늘로 하마를 이모집에 맡기는게 끝났다. 다음주부터는 유빈이네 집에서
지내야 한다. 하마가 잘 적응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