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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공간/끄적끄적

하마가 심하게 울던 아침

by 새벽빛 2009. 6. 19.
새벽 6시를 조금 넘은 시간
갑자기 하마가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잠도 채 깨지 않은 상태로 힘들게 일어나서 하마를 달래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안아주려고 하거나, 말을 걸면 더 화를 내면서 손도 못대게 하는 하마를 보면서 순간 짜증이 났다.

화가 난 상태에서 조금 걸치게 억지로 안고서 안방에서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그저 하마를 껴안은채 기도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대화도 통하지 않고, 그 어떤 스킵쉽도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도 뿐.
그 어떤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하마를 지켜주실 것을, 마음의 깊은 상처와 두려움이 있다면
그 두려움으로부터 보호해 주시기를 간구하였다.

하마가 조금 진정된 뒤에 조용히 얘기했다.
하마야! 아빠가 화를 내서 미안해. 아빠가 우리 하마를 이해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나님께서 우리 하마를 두려운 모든 것들로부터 보호해 주실 꺼야. 사랑해.

다시 하마를 안고 무릎담요로 덮은채
집밖으로 나와서 하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며, 하마를 위로해 주었다.
밖이 밝은 데다가, 새소리도 들려서 하마는 쉽게 잠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조용히 나에게 안긴 채 노래를 듣고 있었다.

아직 잠들지 않은 하마를 데리고 방으로 다시 들어와서,
자리에 눕히고, 조용히 손을 잡아 주었다. 조금 뒤척이던 하마는 이내 잠이 들었다.

무엇이 그 새벽에 하마를 깨웠을까?
하마는 왜 그렇게 자지러지게 울었고, 안아주고 달래주는 것을 거부했을까?
어제 하마의 마음에 어떤 상처가 남는 사건이 있었던걸까?

내가 그 어떤 것도 해결해 주지 못했지만,
다만 안아주고 기도해주고 노래 불러주고 다독여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하마는 다시 잠이 들었다.
하마는 혹시 그러한 걸 바란걸까?